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반성장 위원회 안충영 위원장입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에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며칠 전부터 갑작스러운 한파로 말미암아 모든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우리 경제도 한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저성장, 저고용, 금융 불안이 계속되는 뉴 노멀 시대에 직면하여 경제의 양극화, 소득분배 악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 중국 경제의 저성장과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선진국사이의 환율전쟁과 세계무역의 축소 등으로 우리경제의 대내외적 여건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주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 데이터, IoT 등을 통하여 종전 1-3차 산업혁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전 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파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존의 경제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IT기술, 로봇 등 기술융합이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 된다는 것입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세계적 대변환과 불확실성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우리 경제는 대기업 주도 대외지향전략으로 고도성장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 저고용의 뉴 노멀시대에 직면하여 우리 정부는 신성장동력을 찾고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OECD국가들이 세계적 뉴 노멀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IMF, Davos 포럼, IBRD 등도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동반성장은 포용적 성장의 한국형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반성장이란 시장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사회구성원과 함께 나누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자는 패러다임입니다. 한국의 경우 포용적 성장은 대기업의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 장점과 중소기업의 유연성과 창의성의 장점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동반위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대기업만의 성장이 아니라 협력중소기업 및 독립적 중소기업과 함께 협력하는 기업생태계 속에서 상생의 성장을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동반위에서는 올해의 역점사업을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동반성장이 지니고 있는 상생협력의 기본이념을 굳건히 확립하겠습니다. 출범 6년차를 맞게 되는 위원회는 주요업무인 동반성장지수와 적합업종 합의업무를 보다 과학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하여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공익기관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반성장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이룩하도록 가교의 역할과 민간 자율합의기구로서 시장의 결함과 미비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동반위의 역할은 대기업의 투자범위를 인위적으로 억제하여 중소기업을 진흥하는 하향평준화의 접근이 아니고, 대기업은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지향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상향평준화를 추구하는데 있습니다. 공기업도 동반성장문화 확산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적합업종 합의과정에서 민생품목은 재합의를 유도하고, 국내외에 걸쳐 시장의 파이가 늘어날 수 있는 경우 상생협약으로 유도하여 상생협약정신이 잘 이행되는지 점검하겠습니다.
 
둘째,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은 아직도 크게 미진한 형편입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다수의 대기업들이 협력 중소기업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15%만이 해외수출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FTA 발효로 넓어진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지금 많은 대기업들이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해외동반진출을 돕는 등 상생협력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력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곧 대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는 불공정 거래, 기술이나 특허 침해, 결제 지연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처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미흡한 부분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해외동반진출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참여한 대기업에 대하여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추가적 가점 확대를 추진하여 보겠습니다.
 
셋째, 중소기업의 실핏줄 금융을 위한 상생결제시스템을 확대하겠습니다. 지난 해 대기업에서 1차 협력사 결제금액은 20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이를 60조원으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제도 실시이후 8개월의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1차 협력사에서 2차 협력기업으로 상생결제는 크게 미흡합니다. 지난 해말 조세특례법이 개정되어 1차 협력사가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를 적극 활용하여 올해는 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통하여 동반성장 문화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올해 우리경제는 3%대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술력의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의 추격을 멀리해야 하고, 일본의 초엔저 공습을 이겨내야 합니다. 아울러 국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그 해법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업을 통한 진정성 있는 동반성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성장과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하고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해서도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된 4차 산업혁명과 융·복합시대의 도래를 위하여 동반성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입니다. OECD보고서는 지금은 경제성장에서 사회적 참여의 폭이 확대될수록 생산성 자체도 상승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의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 전반에 나눔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켜 선진국들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고유의 공동체 인성이 있습니다. 우리경제도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독일과 일본의 기업생태계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협업과 동반성장의 정신을 일깨워야 할 시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 몸속에 체화된 협력이라는 공동체 DNA를 살려 우리경제가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위원회의 사업설명에 이어 동반성장의 우수사례발표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토론을 통해 지혜와 정책건의를 공유하고 동반성장의 새로운 기업생태계가 더욱 굳건하게 자리 잡기를 바라며 참석자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